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émotion/메모장

일단 답은 정해놨는데

by mummoo 2025. 12. 5.

멘헤라 상태라 걍 생각나는대로 적어야지

금전적이고 정신적인 리스크를 감수하며 내가 좋아하는 것에 도전할 것인지, 아니면 큰 탈이 없는 다른 길을 택해 나를 최소한으로 지킬 것인지, 
두 가지 사이에서 1년을 고민했고, 선택에 임박했는데 아직도 결정을 못 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상 답정너 아닌가? 내가 흥미를 느낀 걸 선택하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무용을 그만두고 교대를 자퇴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부모님은 딸의 미래를 걱정하며 더 안정적인 길을 택하길 원하셨지만, 나는 내 흥미에 기반해 무모하게 고집대로 밀고 나갔다. 
선택에 따른 어떠한 결과도 다 내가 책임지는 것이고,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고, 결과를 내지 못할 확률이 아주 높았다.
사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렇다. 선례가 많은 길을 택해도 내가 못하거나 운 나쁘면 망하는거다. 결국 무슨 길을 택하든 아주 정해진 길은 없고, 다 본인이 선택하는대로 개성있는 길인 것이다.
그래서 흥미를 느낀 방향을 선택하고 싶다. 나 말고 누구에게도 책임을 전가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 좋고, 내가 어떻게든 끌고 나가야 해서 좋고, 그래서 내 일을 내가 가장 잘 알 수밖에 없다는 것이 좋다.
 
고민을 1년간 하면서 질질 끄는 것도 각 진로에 대해 더 잘 알아보기 위함이다. 내가 어떤 것을 감수해야 하고, 어떤 위험이 닥칠 수 있는지, 
각 길을 선택했을 때 현실적으로 내가 어떻게 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안 후에 그 중에서 내가 견딜만한 고통을 주는 분야를 선택해야 후회가 없다.

어떤 길을 택하든 난 오래 버텼을 테지만, 마음가짐 자체가 다를 것이다. 뭘 선택하든 일에 내 자아, 내가 그동안 쌓아온 내 경험과 인생이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연구는 내가 선택했고, 내가 이 전공을 공부하며 처음으로 흥미를 느낀 대상이었고, 며칠씩 잠을 못 자면서 실험 돌리고 리서치하면서도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메타인지가 되고 소소한 보람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보안은 진짜 관심이 없다. 관심 가지려고 3년을 노력했는데 아직도 산업 현장에서 뭘 시키는지 모르겠다. 3년 내내 막연히 보안 컨설턴트로서의 진로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할 말이 딱히 없다.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 , 경제생활을 하는 내 모습을 정의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 혼란스럽다. 알고 싶지 않은거고 나랑 큰 상관 없다 생각하는거지, 오히려 그래서 이 길로 가면 정신적인 안정과 함께 확실한 금전 지급이 이루어진다는게 정병 포인트다. 정병까자 가야 해?

보안은 BoB를 할 정도로 보안을 좋아하고 관심이 있어야 그래도 스트레스 덜 받고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난 아니다! 케쉴주하면서도 너무 하기 싫어서 딱 1인분만 했다. 더 안 하고, 제안 안 하고, 더 시키면 짜증났다. 회의할 때에도 진짜 할 말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어서 힘들었다. 보안 분야로 취직하면 이걸 직장생활 내내 반복하고 있지 않을까?
 
좋은 저널에 논문이 accept된다면 부모님을 안심시키는 용도로 정말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석사 진학한다고 내가 더 높은 저널이나 학회에 논문을 낼 수 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고,
외부나 내부 상황에 의해 내가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계속 연구할 수 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고,
교수님 밑에서 실제로 돈을 받고 일하는 직원이 되면 내가 수행해야 하는 업무량, 분야, 그리고 퀄리티가 훨씬 높아져야 하고, 석사 졸업한다고 해도 취업 못 할 수도 있다.
산업보안학과 학사 학위보다 우리 대학원 석사 학위로 취업하는 게 더 어려울 수도 있다. 
경제적으로 힘들게 살아본 적이 없어서,
온실 속 화초로 자라 현실감각이 없어 금전적인 걸 너무 등한시하는건가 싶기도 하다.
친구들이랑 해외 여행은 꿈도 못 꿀 것이고, 부모님의 끝없는 비교에 지칠 텐데,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난 이 분야가 좋다! 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ai보안 연구를 하고싶다. 마음은 이미 이쪽으로 기울어진 게 맞는데, 경험상 그래도 내 미래를 위해 취준은 끝까지 해보는 게 맞다.

일단 선택하고, 판단은 나중에 하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