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는 내 꿈을 펼치는 곳이라기보다
약속을 잘 지키는 곳이다.
포커스가 개인이 아닌 단체이기 때문에
최대한 눈에 띄지 않고
적당히 하고 적당히 챙겨서 나오면 된다.
회사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비효율적이었고, 정체되어 있었고,
나를 위한 선택을 내릴 수 없는 곳이었다.
인턴 정도의 업무를 줬으면 현타가 덜 왔을 것 같은데,
다른 부서 PoC를 인턴인 내가 리드하게 되었고,
기한은 일주일이었다.
업무가 계속 바뀌는 마당에,
내가 업무를 해낸다고 해서 뭔가 바뀌는 것은 아니었다.
앞으로 평생 이렇게 살 생각을 하니 막막했고,
그래서 내가 흥미를 느꼈던 연구를 계속해 보기로 했다.
충분히 신중하게 고민했다.
단순히 재미있어서 선택한 진로가 아니고,
연구 외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진로는 모두 시도해 봤다.
그래서 후회가 없다.
대신 선릉 주변 카페들도 많이 알았고,
옛날에 다녔던 요가원이 회사랑 1분거리라
퇴근하고 요가도 많이 했다.
생각해보니까 작년 3월에도 선릉으로 요가하러 다녔었다.
봄 선릉은 참 예쁘다.

대학원에 가기로 했다.
고용주와 상관없이
내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싶었다.
논문 쓰는 것도 재밌었고,
교수님께 배운 것도 너무 많았고,
"내 것"을 만드는 게 너무 좋았다.
근데 교수님께서 여쭤보셨을 때에는 대충 얼버무렸다.
너무 이상적인 대답을 하고 싶지가 않아서
여러 작은 이유 중 하나를 얘기했다.
그래야 좀 덜 패기 있어 보이고,
기대를 좀 덜 하시지 않을까??

퇴사하고 혼자 카페도 많이 다니고(인수인계하러..)

그리고 에어로카노도 마셔 봤다.
아아보다 훨씬 맛있었고ㅠㅠ 부드럽고
거품이 진짜 goat





운동도 열심히 했다.


그리고 깔-끔하게 퇴사 야르
석사하면서 여러 이유들로
박사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수 있지만,
나를 위한 선택을 내리고
다시 돌아보지 않으면 된다.
야망 있는 리더 밑에서
내가 확실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난 것이
정말 큰 복인 것 같다.
조교하면서 수업도 할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설렌다.
더 많은 우리 과 학생들을
안전한 인공지능의 세계로 데려오고 싶다.
내가 진짜 잘해줄 수 있는데,
미래가 어떻게 되든
확실히 잘 해야지.
'émotion > 메모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매일 같은 아침을 먹는 사람은 지루한 게 아니다 (0) | 2026.05.15 |
|---|---|
| 일단 답은 정해놨는데 (5) | 2025.12.05 |
| 와 어떻게 이렇게 하기 싫을 수가 있지 (3) | 2022.10.26 |
| 흠냐링딩동 (0) | 2022.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