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émotion/메모장

징징이의 퇴사

by mummoo 2026. 3. 29.

 
회사는 내 꿈을 펼치는 곳이라기보다
약속을 잘 지키는 곳이다.
포커스가 개인이 아닌 단체이기 때문에
최대한 눈에 띄지 않고 
적당히 하고 적당히 챙겨서 나오면 된다.
 
회사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비효율적이었고, 정체되어 있었고, 
나를 위한 선택을 내릴 수 없는 곳이었다.
 
인턴 정도의 업무를 줬으면 현타가 덜 왔을 것 같은데,
다른 부서 PoC를 인턴인 내가 리드하게 되었고,
기한은 일주일이었다.
 
업무가 계속 바뀌는 마당에,
내가 업무를 해낸다고 해서 뭔가 바뀌는 것은 아니었다.
앞으로 평생 이렇게 살 생각을 하니 막막했고,
그래서 내가 흥미를 느꼈던 연구를 계속해 보기로 했다.
충분히 신중하게 고민했다.
단순히 재미있어서 선택한 진로가 아니고,
연구 외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진로는 모두 시도해 봤다.
그래서 후회가 없다. 
 
 
대신 선릉 주변 카페들도 많이 알았고,
옛날에 다녔던 요가원이 회사랑 1분거리라
퇴근하고 요가도 많이 했다.
 

 

 
생각해보니까 작년 3월에도 선릉으로 요가하러 다녔었다.
봄 선릉은 참 예쁘다.

 

대학원에 가기로 했다.
고용주와 상관없이
내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싶었다.
논문 쓰는 것도 재밌었고,
교수님께 배운 것도 너무 많았고,
"내 것"을 만드는 게 너무 좋았다.
 
근데 교수님께서 여쭤보셨을 때에는 대충 얼버무렸다.
너무 이상적인 대답을 하고 싶지가 않아서
여러 작은 이유 중 하나를 얘기했다.
그래야 좀 덜 패기 있어 보이고,
기대를 좀 덜 하시지 않을까??
 
 

 
퇴사하고 혼자 카페도 많이 다니고(인수인계하러..)
 

 
그리고 에어로카노도 마셔 봤다.
아아보다 훨씬 맛있었고ㅠㅠ 부드럽고 
거품이 진짜 goat
 
 

 
운동도 열심히 했다.
 

 
그리고 깔-끔하게 퇴사 야르
 
 
석사하면서 여러 이유들로
박사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수 있지만, 
나를 위한 선택을 내리고
다시 돌아보지 않으면 된다.
 
야망 있는 리더 밑에서
내가 확실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난 것이
정말 큰 복인 것 같다.
 
조교하면서 수업도 할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설렌다.
더 많은 우리 과 학생들을
안전한 인공지능의 세계로 데려오고 싶다.
내가 진짜 잘해줄 수 있는데,
 
미래가 어떻게 되든
확실히 잘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