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사]
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향해 스스로 방위비를 부담해야 한다며,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 7000억 원]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에 지불하는 방위비가 너무 적다며, 지난 관세 압박에 이어 방위비까지 전방위로 압박해오는 셈입니다. 트럼프는 작년 대선 유세 과정에서도 주한미군 주둔비 100억 달러 언급을 반복해온 바 있습니다.
2. 지난 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 회의에서 일본 '군함도' 관련 일본의 약속 이행 여부를 안건으로 올려 점검하려던 정부의 전략이 무위로 돌아갔습니다. 이제 유네스코 차원에서 과거사 문제를 거론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졌습니다.
당초 정부는 이른바 '군함도 문제'가 이번 회의의 잠정 의제로 상정된 것을 보고 승산 있는 싸움을 기대했습니다. 컨센서스[consensus : 표결 없는 전원 동의] 방식으로 의제를 결정하는 유네스코 관행상 한국의 의제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전략은 회의 시작 후 안건 논의가 진행되자 무너졌는데, 일본이 회의 도중 수정안을 제출하면서 판이 180도 뒤집혔기 때문입니다. 유네스코 규정상 위원국들은 논의 24시간 전에 수정안을 제출해야 하지만 불가피한 경우 회의 도중 제출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 유네스코 절차를 교묘하게 이용해 회의 도중 수정안을 제출하는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또한 위원회는 수정안이 제출되면 제안문 초안보다 수정안을 우선 상정할지 결정하게 되어, 한국이 반대하지 않으면 일본이 제안한 수정안이 컨센서스 방식으로 채택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일본의 '수정안'에 별다른 대응책을 준비하지 못했던 정부의 상황과, 국가 간 역사 갈등문제를 다루고 싶어하지 않는 유네스코 분위기에 정부는 유네스코 관행을 깨고 의제 채택 여부를 컨센서스가 아닌 표결에 부쳐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는 한국의 입장이 관철될 가능성이 0에 가까운 상황이었지만 "일본의 약속 불이행을 논의했다는 기록을 남기기 위한"의도였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제안을 빼고 논의하자'는 표결에서 찬성 7표, 반대 3표가 나와 일본의 수정안이 채택되었습니다.
이제 유네스코 차원에서 과거사 문제를 거론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졌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응전략을 짜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전직 고위 외교 관료는 "국제무대에서 역사문제를 다툴 때 한국이 불리한 건 현실"이라며 "사도광산처럼 전시관과 추모식 등의 조치를 우선 약속받고 점진적으로 이행의 질적 변화를 추구하는 등 장기적 관점에서 일본 태도를 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주요 시사 용어]
- 방위비[ 防衛費 , 국방비] = 국가를 방위하는 데 필요한 비용
- 사도광산 = 사실상 일본 최대의 금광으로, 한때 금광으로 이름 높은 지역.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사도광산은 일제강점기에 조선인이 동원돼 강제노역했던 아픈 역사가 서린 곳이다. 이는 니가타현 지역 역사서와 시민단체 조사 결과 등에 남아 있다.
- 견인하다 = 끌어당기다.
- 의제 = 회의 / 논의에서 다루어질 안건이나 주제